▲ ©노익희 선임기자

-(주)아일랜드골프 JHK코퍼레이션 김종화 대표

겨울에는 삼목을 따뜻하게 해야

▲ 김종화 대표이사 ©노익희 선임기자

어머니가 아침에 전화를 하셨다. “아들아, 추우니 목도리 꼭 하고 장갑 꼭 끼고 다녀라. 양말도 하나 더 신고.” 겨울에는 삼목(목, 손목, 발목)을 따뜻하게 해야 건강하다는 옛말 그대로를 전해주신 어머니. 말씀대로 세 목을 따스하게 하고 집을 나서니 춥기는커녕 찬바람이 오히려 시원스럽게 느껴졌다.

존경받는 한 선배는 추운 날 지인들을 식사 초대했다. 가보니 제법 유명한 오리 고기집 이었다. 오리불고기와 오리탕을 먹고 나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한참 하고 나니 몸과 마음이, 함께 한 사람들이 더 다정해졌다. 지인들에게 삼목을 따뜻하게 해 주려던 선배의 배려가 느껴졌었다.

봉사활동을 같이 하는 모임의 한 회원은 건배를 할 때마다 삼통을 외쳤다. 투박한 말투와 어눌한 표정으로 선창하는 그의 말뜻은 의사소통, 운수대통, 만사형통이란다. 서로 잘 통하면 운도 좋아지고 일도 잘 풀린다는 해설에 웃음이 지어졌었다.

세 가지로 말하는 여럿 중에 삼통(三通)은 따분하지만 여러 관점에서 이야기할 수 있겠다. 중국의 삼통은 통전, 통지, 통고로 일종의 백과사전이다. 우리의 정조실록에는 삼통의 책을 편찬해서 과오를 없애고 육전에 힘써 기강을 바로 잡았다고 쓰여 있다.

리더십의 중요덕목, 3통 통솔력, 통합력, 통찰력

지도자들이 인용하는 삼통은 통솔력, 통합력, 통찰력으로 요즘 리더십의 중요덕목으로 쓰여지곤 한다. 아마도 솔선수범하고 쌍방향으로 일컫는 통섭의 리더십과 세상의 이치를 꿰뚫고 균형을 유지하자는 리더들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이리라.

벌써 한해를 정리해야 하는 시기가 돌아오고 있다. “인생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라고 말했던 칼 포퍼가 세상에 대해 조언한 것은 의심과 반증이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의심되어야 하고, 100% 진실인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그것을 예측이라는 선진적인 방향의 그림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비교하고 비판하고 의심하는 것이야 말로 발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유난하게도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줄을 지었던 한 해, 사유하고 예측한 후에는 통찰력으로 앞으로의 길을 결정해야만 하는 마무리 시점에 와 있다.

‘어느 날 찾아 온 타이슨에게 처럼 불씨에 불을 지펴야’

WBA 헤비급 세계챔피언이었던 마이크 타이슨의 코치 커스 다마토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한다. “어느 날, 한 소년이 불씨와도 같은 재능을 갖고 내게로 왔다. 내가 그 불씨에 불을 지피자 불길이 일기 시작해 아름다운 불꽃이 되었었다. 이것이 바로 누군가의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우리의 위대한 힘이 아니겠는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주었던 다마토의 통찰력의 진가는 바로 이런 것이었다. 단순한 시각에서 나온 판단이 어찌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 길을 안내하는 이를 따라가면 쉽게 갈 수 있는 길도 혼자 가면 어렵고도 고단한 길인 것이다.

작은 일에서 큰일까지 다양했던 한 해, 고민하고 방황하는 청년에서 평화와 안식을 원하는 노년에까지 사유와 비판을 통한 예측과 추진력이 필요할 따름이다. 리더들 모두가 초이성적인 통찰력을 만들어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풍진 세상을 위해 가슴 깊이 용융된 마그마(magma)가 끄집어내어 지길 바란다.

자유롭게 의심과 반증을 하는 인문적인 삼통을 활용하고,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가 조심하라던 삼목이 따뜻해져 추운 겨울을 이겨 내도록 말이다.

고개를 돌려보니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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